비 온 후 맑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씨다. 세상이 아름다워 보일 때. 와! 보고만 있어도 감탄이 절로나고 행복해진다. 오후에 비가 그치고 다음 날은 맑음. 그래서 급하게 길을 나섰다. 우습게도 한국인인 내가 스위스인에게 리기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기다린 때다.
리기산은 스위스 여행지 중 손에 꼽히는 유명한 곳이지만 겉보기엔 평범하게 생겼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유명 관광지일까? 사람들은 마터호른을 보기 위해 여행을 한다. 마터호른에 오르지는 않는다. 마터호른이 보이는 체르마트에 머무르고, 마터호른을 잘 볼 수 있는 전망대에 오르고, 마터호른을 보면서 하이킹을 한다. 리기는 어떨까? 리기는 그 반대다. 리기에 올라야 리기에 오르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리기 관광에서는 다양한 풍경을 짧은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볼 수 있다. 배편을 이용하기 때문에 루체른 호수 경치를 감상할 수 있고, 산악기차와 케이블카를 타고 다양한 높이(거리)에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호숫가 작은 도시 아름다운 베기스를 관광할 수도 있다. 도시와 가까워 차가 비교적 늦게 끊기기 때문에, 해가 긴 여름엔 계획만 잘 세우면 늦게까지 오래 즐길 수 있다.
아래 영상에서 10월 말 리기산이 어떤 풍경을 보여주는 지 확인할 수 있다.
Mt. Rigi (리기산 관광) - Google 내 지도
리기산 관광 지도
www.google.com
아래는 리기산 관광 코스 중 가장 대표적인 코스입니다.
- 루체른 1번 선착장 →(배: 1시간)→ 비츠나우 선착장
- 비츠나우 선착장 → (산악열차: 32분)→ 리기 쿨름 역
- 리기 쿨름 역 → (도보: 10분)→ 리기 쿨름
- 리기 쿨름 →(도보: 50분 혹은 산악열차: 15분)→ 리기 칼트바드
- 리기 칼드바드 →(케이블카: 10분)→ 베기스 케이블카 역
- 베기스 케이블카 역 →(도보: 15분)→ 베기스 선착장
- 베기스 선착장 →(배: 42분)→ 루체른
- 루체른에서 배는 일반 대중교통 수단이지만 뱃길이 무척 아름다워 왕복표를 끊어 뱃길 관광만 즐기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뱃길 여행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바람(추위)과 햇살이다. 몹시 더운 날씨가 아니라면 여분의 옷을 준비한다. 바람이 불면 평소보다 시원하게 느끼기 때문에 자외선 화상을 입기 쉽다. 특별히 선호하는 곳이 없다면 왼쪽 뒤, 첫 여행이라면 왼쪽 앞에 앉아 볼 만하다. 배 뒤가 바람이 덜 분다.
- 비츠나우 선착장 바로 옆에서 산악기차를 탈 수 있다. 왼쪽 창가에 앉으면 풍경을 구경하기 편하고 유리 창문을 아래로 열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리기 쿨름 역 편의점 왼쪽에 호텔/식당으로 바로 연결된 엘리베이터가 있다. 피곤하다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고도가 높으면 자외선이 강하므로 선크림을 덧바른다. 리기쿨름은 바람이 많이 불고, 쿨름 아래로 조금 내려가면 바람이 준다. 춥거나 시간이 없다면 리기쿨름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기보다 4번 하이킹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더 좋다. 리기쿨름역 편의점에서 하이킹 도중 먹을 맥주나 간식을 살 수 있다.
- 표지판은 55분 거리라고 하지만 2시간 정도 할애해야 여유롭니다. 하이킹하는 내내 멋진 경치를 구경할 수 있고 내리막길이라 힘들지 않다. 리기 칼트바드(Rigi Kaltbad) 표지판을 따라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누울 수 있는 벤치를 만나면 낮잠을 자도 좋다.
- 산악기차보다 창이 크고 위에서 내려다보기 때문에 시야가 잘 확보된다. 케이블카가 운영되지 않을 때는 산악기차를 타고 비츠나우로 가야한다.
- 베기스 케이블카 역은 언덕에 있어 선착장까지 15분 정도 걸어 내려와야한다. 베기스는 아름다운 곳이라 배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도시를 구경하면 좋다. 호숫가 호텔 식당에서 파나쉬(맥주+레모네이드)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 배를 놓쳤다면 버스를 타고 큐스낙흐암리기(Küssnacht-am-rigi) 역으로 간 후 기차를 타고 루체른으로 돌아옵다.
- 루체른은 베기스의 서쪽에 있다. 석양을 볼 수 있는 시간에 배편이 있는지 확인해 배를 타는 것도 좋다. 따뜻한 여분의 옷을 준비한다.
- 루체른 도착하기 전 한 정거장 일찍 내려서 Verkehrshaus/ Lido역에서부터 루체른 시내까지 호숫가를 따라 루체른 시내를 바라보며 걸어도 좋다. (도보 30분)